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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홍 62

210908 독일 생활 3개월 차

어느새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한지도 2달이 다 되어 간다. 고작 2달이라기엔 많은 것을 하고 보냈고, 긴 2달이라기엔 아직 학기 시작도 안 한 새내기 외국인 학생이라 이곳에서 적응해나갈 일들이 많아 보인다. 차근차근 정리해서 누군가 독일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글을 써봐야지, 생각은 항상 했는데 더 늦어지면 그 생각마저 잊혀질까봐 간단히 2달에 대해서 써본다. 1. 독일에서 사는 나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두 달 전에는 혼자 슈퍼마켓을 가거나 어딘가 가서 일 처리하는 게 두려웠다. 해외여행도 혼자 다닌 짬빠가 있는데, 이상할 정도로 나는 심적으로 위축되어 있었다. 왕복 티켓을 끊어놓고 돌아갈 날, 돌아갈 곳이 명확하게 있지 않다는 부유감과 새로운 곳에 왔다는 두려움 같은 게 섞여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혼자..

왕십리홍 2021.09.08

210713 만 29세, 독일에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지지난 주말 남자 친구 (독일인)가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여기서는 화이자 보다는 비온텍 혹은 바이온텍 백신이라고 부르는데, 모국 기업인 바이오엔텍이 화이자와 공동 개발했기 때문에 바이온텍 백신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아무튼, 남자 친구가 먼저 백신을 맞고 오면서 혹시 나도 접종 가능한지 스태프에게 문의했고 독일 내 거주하는 주소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답변받았다. 그 외 접종 카드, 안멜둥 증빙, 비자 등 다른 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단다. 반신반의했지만 일단 신청이나 해보자 하고 그 주말에 온라인으로 백신 접종 신청을 했다. 간단한 신상정보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 거주지 주소, 이메일 주소)만 등록하면 신청할 수 있었다. 큰 기대 없이 그냥 언젠가 연락 오겠지 하고 말았다. 그런데 딱 1주일이 지난 지..

왕십리홍 2021.07.13

210629 코시국, 독일 입국 완료

출/입국에 필요할만한 서류들은 코로나 검사 결과지 빼고는 6월 중순 전에 미리 챙겨놨었다. 1. 비자 - 9월 시작하는 임시 학생 비자 주한 독일대사관에서 발급 2. 학교 합격통지서 - 합격통지서, 수업 필수 참가서 프린트 3. 독일 연방 경찰 이메일 - 경우에 따라 입국 가능할 수 있다는 답변받은 이메일 프린트 4. 코로나 검사 음성 확인서 - 신속항원검사로 독일시간 기준 입국 24시간 전 검사, 6월 초 예약 5. 장거리 커플 초청 서류 - 혹시 너무 일찍 입국한다고 트집 잡을 때 대비해서 준비 (독일인과 장거리 커플임을 증명할 수 있는 외국인 파트너는 90일 동안 무비자 방문이 가능함) 6. 기타 신상 관련 문서 - 주민등록초본, 등본, 출입국 사실 증명서 입국 직전 며칠은 지나가는 감정들을 흘려버..

왕십리홍 2021.07.01

210613 출국 준비, 생각보다 피로하다

독립해서 혼자 살다가 출국을 해야 하다 보니, 집에 있는 모든 가전제품, 가구, 집기와 생필품까지 다 빼야 하는 이사 & 출국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다. 부모님이 따로 살기 때문에 넘겨드릴 물건이 다르고, 독일에 보내서 사용할 물건도 추려서 짐을 싸야 한다. 필요없는 물건들을 쓰레기 배출 방법이 맞춰 알아보고 버리는 것도 일이다. 인터넷, 도시가스 전출신고, 보증금 등 이사 관련한 문제도 해결하고 가야 한다. 단순히 필요한 건 독일에 보내고 나머진 버리고 가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종일 짐 싸고, 청소하고, 관련된 것들을 알아보자니 꼬박 2주일을 꽉 채워 보낸 것 같다. 이제야 어느 정도 버릴 건 버리고, 짐 쌀 건 싼 것 같다. 다음 주내로 정리하는 게 목표! 독립해 나와 살..

왕십리홍 2021.06.13

210607 제주도 모녀여행 끝, 다시 출국 준비 시작

지난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박 4일로 제주도 모녀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이번 여행을 떠나기전 마냥 설레기보다는 걱정도 조금 되었다. 내게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김여사 님은, 여태껏 생계에 치여 여행이라는 걸 계획하고 떠나본 적이 없으신 분이다. 둘재딸인 내가 독립까지 마치고 당신은 위한 시간과 돈이 생겼음에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던 분이다. 옷도 매번 이상한 것만 사 와서 짜증을 내곤 했다. 그런 게 당연했다. 엄마는 당신을 위해 예쁜 옷을 쇼핑해 본 경험도, 즐겁게 친구들과 혹은 가족과 여행을 떠난 적도 전혀 없는 분이셨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엄마가 현대 사회와 너무 동떨어져 지내는게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짜증을 내면서 엄마가 쓰시겠다는 슬라이드 2G 폰을 억지로 스마트..

왕십리홍 2021.06.07

210527 이사 & 역류성후두염 나은 이야기.

5월 26일, 어제 이사를 했다.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쏟아지더라. 어제 맑은 날 짐 빼길 정말 잘했다. 완전히 이사를 한 것은 아니고, 일부 큰 짐만 엄마 댁으로 옮겨 드렸다. 독일로 갖고 갈 짐은 EMS 항공편으로 6월에 부칠 예정이고, 남은 짐은 귀향 준비 중인 아버지가 가져갈 계획이다. 큰 짐을 미리 뺀 건, 가장 큰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 짐은 겨울옷까지 다 해봐야 5~6박스 정도뿐이 안된다. 침대와 옷장은 독립할 때 한샘 제품으로 샀더니, 5년을 써도 깨끗하고 튼튼하여 처분하기 아쉬웠다. 값으로야 처분이 가장 저렴하고 간단하지만, 엄마댁에 옷장과 침대가 낡아 이삿짐센터를 불러 바꿔드리기로 했다. 우리 집에서 짐을 빼는 건 간단했는데, 엄마 댁이 엘리베이터 없는 5층 / 사다리차로 창문 통해 짐..

왕십리홍 2021.05.27

210523 내 세상이 좁은 탓일 수도 있다.

초등학생 때쯤 언니와 엄마를 마중 나가고는 했다. 엄마는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하고 계셨기 때문에, 매일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할 수 있었다. 종일 엄마를 기다리던 언니와 나는 밤 10시쯤 되면 습관적으로 지하철역으로 엄마를 찾아 마중 나가고는 했다. 그러면 엄마는 혼자 오는 것보다 안전하게 오실 수 있고, 우리는 10분이라도 먼저 엄마를 만나는 게 좋았다. 밤에 언니와 둘이 재잘재잘 얘기하면서 지하철역으로 가서 역 앞에서 하염없이 엄마를 기다리곤 했다. 가끔씩 엄마가 잔업을 하셔서 늦는 날에는, 언니와 나는 지하철 역 계단에 앉아 출구만 바라보며 엄마를 기다리곤 했다. 엄마를 놓치는 일은 없었다. 아무리 멀리 계셔도, 사람들 틈에 있어도 우리는 꼭 엄마를 찾아냈다. 엄마 얼굴이 보이면 곧장 엄마! 하..

왕십리홍 2021.05.23

210522 퇴사; 삼성동 안녕!

신기하다. 전 직장에 다닐 때 나는 항상 삼성동에 있는 외국계 회사로 이직할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 왠지 모르겠지만, 도심공항타워, 트레이드타워, 아셈타워는 내게 여의도 금융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IT 회사 중 본사를 해외에 둔 많은 회사가 삼성동에 있으니까, 괜한 삼성동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직할 때 삼성동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간다고 하니, 전 직장 친했던 분들은 그렇게 외국계 간다고 하더니 가는구나?라고 하셨다. 로망은 깨졌다. 사람사는 건 다 똑같지. (ㅋㅋ) 다른 회사는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지만, 내가 일했던 회사는 기대했던 만큼 글로벌 본사와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내겐 영어로 된 본사 자료를 보거나, 웨비나 들을 때, 보고할 때 영어로..

왕십리홍 2021.05.22

210510 역류성후두염이라고 한다.

지난주부터 목이 붓고 둔탁한 느낌이 들었다. 코시국에 하필 목이 아파서 혹시나... 하고 걱정했는데 이비인후과 진단 결과는 역류성 후두염이었다. 역류성 후두염? 쉽게 말해서 위에서 음식 소화할 때 분비되는 위산이 식도 혹은 후두까지 역류해서, 식도/후두에 염증이 생긴 것이라고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종종 들어 봤는데, 역류성 후두염은 처음 들어봤다. 그게 나일 줄이야. 식도염은 식도에, 후두염은 후두에 생긴 것이라고 한다. 내가 느꼈던 역류성 후두염 증상은 목이 붓고, 가래가 낀 것처럼 묵직하고 거슬리는데, 막상 가래가 끓거나 나오진 않았다. 가슴 중앙쪽이 답답하고 약간의 통증도 있었다. 목소리를 내거나 음식을 먹을 때는 목감기만큼 아프거나 통증이 있진 않았다. 몸살이나 열나는 것도 없었다. 그래서 몸살..

왕십리홍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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