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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07

20241004 독일 석사 후 취업 9개월 차 근황 (수습 종료 & 승진)

그때가 입사 4개월차였다. 미팅이 많은 어느 날 오후 5시, 갑자기 매니저 W가 전화를 했다. 응? 불과 몇 시간 전에 미팅을 하고 W는 일 있다고 먼저 집에 갔는데..."이런 얘기는 보통 F2F로 할텐데 일찍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독일에서 수습기간은 프로베자이트 Probezeit 라고 하며 통상적으로 6개월이다. 그 기간 내에서는 회사 측에서든 피고용자 입장에서든 2주 정도의 짧은 노티스 기간을 갖고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사측에서 원해도 해고가 어렵고, 직원 입장에서도 최소 3개월 이상 노티스 기간을 거쳐야 한다. 통상적으로 6개월 수습은 다들 무난하게 통과하지만, 그래도 법적으로 언제든 계약종료가 가능하니 서로 조심하는 기간이다. 이를 악용해서 첫 6개월은 열심히 일..

왕십리홍 03:48:04

토종 한국인이 본 독일 03. 토론, 왜 이렇게나 많지?

*개인적 경험에 바탕한 주관적 생각입니다. 일반화는 지양합니다.*독일에는 토론이 정말 많다. 어떤 안건이든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생각을 나누고,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토론을 거치지 않은 결정을 일방통보한다면 상대는 굉장히 기분 나빠할 것이다. 비록 자신의 생각이 뚜렷하더라도 토론/대화를 하자고 요청하여, 왜 이렇게 생각하고 필요한지를 피력해서 상대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무엇이든 이 과정을 거치느라 빠르게 진행되지가 않는다. 문득 아웃룩 캘린더를 보아하니 꽤 많은 미팅이 있는데 그 중 다수가 이러한 토론 목적인 것을 발견했다. 한국에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야 하고 명확한 목적이 있을 때에만 미팅 요청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에서의 미팅은 꼭 필요해야 하는 것이었다면, 독..

왕십리홍 2024.08.12

토종 한국인이 본 독일 02. 자기주장이 없으면 안돼!

*개인적 경험에 바탕한 주관적 생각입니다. 일반화는 지양합니다.*독일에 오기 전부터 자주 들은 이야기 2 가 있다. 독일뿐만 아니라 대부분 서구사회에서는 자기 할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회사에서 회의를 할 때는 윗사람이 지시를 "내리면" 대답을 하는 탑-다운 방식, 혹은 아랫사람이 보고를 "올리는" 다운-탑 방식만이 존재했다. 그런데 독일 회사에서는 거기에 토론이라는 것이 더해진 형식이다. 주의할 점은, 토론을 할 때는 모두가 한 마디씩은 하는 게 암묵적인 룰인 것이다. 이때 아무 말을 안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이들이 내색은 안 하겠지만,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기 힘들다. 독일에선 자기주장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나는 원래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 "이었다." 어릴 때부터 납득되지 않는 ..

왕십리홍 2024.07.29

토종 한국인이 본 독일 01. 독일에서는 친구 사귀기가 어렵다?

*개인적 경험에 바탕한 주관적 생각입니다. 일반화는 지양합니다.*독일에 오기 전부터 자주 들은 이야기가 있다. 독일인은 낯선 사람에게 살갑지 않고,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이 꽤나 맞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도, 주변은 둘러보면 내가 한 번이라도 어디선가 거치며 인사했던 수많은 독일인 중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친구가 된 독일인은 꽤 적은 편이다. 다만 그 친구들은 정기적으로 1달에 1번~최소 분기에 1번씩은 만나서 이야기하며 깊게 교류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단순히 독일인이 차갑고 무관심해서라고 오해되는 것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런 현상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 번째는, 보통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들끼리 친구 관계를 길게 ..

왕십리홍 2024.07.24

[독일 석사 후 취업] 03. 독일 취업 필요했던 것 - no이과/no독어

2023년 12월 정규직 계약서 사인 후, 2024년 2월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5개월이 되어가는 지금 작년 말 취업준비 시기를 생각해 보면, 아직도 여전히 마음이 저리다. 그 당시 했던 고민과 스트레스가 너무 컸던 것 같다. 과거의 일인데도 그때의 여전히 그 겨울은 써늘하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취업에 관한 글은 내가 느꼈던 감정을 담아서 수필식으로 적고 싶었다. 독일 다국적 기업 본사 PM이라는 현재 직업상 타이틀만 트로피처럼 과시할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러면 이불속에서 울며 버티던 그 겨울의 나 자신을 외면해 버리는 것 같다. 현재가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운 만큼 그에 이르기까지 거친 고난들도 인정하고 감사하고 싶다.그리고 작년 겨울이 나에겐 유독 힘들었던 것처럼, 지..

[독일 석사 후 취업] 02. 뜻밖의 취업

링링링... 수업도 근무도 없는 12월의 흐린 수요일, 휴대폰이 울렸다. "안녕, OO, 나 W인데, 혹시 J 하고 이미 얘기했어?"안부인사도 건너뛰고 급하고 직설적으로 연락해 온 사람은 10월에 면접을 보고 불합격했던 팀의 매니저 W였다. 그 팀은 내가 가장 일하고 싶었던 팀이고, 이미 두 번을 지원했지만 불합격했던 팀이었다. 직전 지원의 불합격 사유는 부족한 경력이었다. W는 즉시 투입되어서 근무할 수 있는 10년 이상 경력자를 원했고, 나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다만, 여전히 면접에서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던 모양이다. W는 근처 아는 팀의 팀장인 J가 곧 구인 예정이라며, 이미 J에게 나에 대한 얘기를 긍정적으로 해두었다고 했다. J는 내게 곧 연락하겠다고 피드백했다고 했다. 그런데 W의 팀에서..

[독일 석사 후 취업] 01.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남편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내키지 않아 했다. 그렇지만 선뜻 반대 의견을 내지도 못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노력했고, 좌절했는지를 가장 가까이서 봤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지금 독일 취업시장에서 난 그다지 매력적인 지원자가 아니야. 독일 회사 경험도 없고, 기술직도 아니고, 한국에서 했던 영업직은 여기선 독일어가 안되니 할 수도 없는 걸." 주변에서 본 문과 계열 비 EU 출신 외국인이 구직에 성공한 경우는, 독일어가 능숙하거나, 본국에서 독일 회사의 지사 정규직 근무 경험이 있거나, 회계/마케팅/SCM 등 본인만의 확실한 필살기가 갖춰진 스페셜리스트인 경우였다. 그 조건들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경우일수록 빠르게 취업을 했고, 하나라도 갖추고 있으면 아무튼 취업이 되더라. 나는 해당사항이 없..

[독일 석사 후 취업] 00.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

2023년 12월 첫째 날, 오후 내내 침대 속에서 울었다. 2024년 6월 둘째 날인 오늘까지도 아무도 모르게. 4차 최종 면접까지 봤던 곳에서 불합격 했기 때문이었다. 100곳에 지원해 봐도 안되면 그때 실망하자고 생각하면서 다독여 왔던 마음이 무너졌다. 이미 지원서 수는 90번째 이후 세지 않은 지 한참이 되었다. 4차 면접 전 매니저는 4차 HR 면접은 으례 형식적인 것이라고 했다. 워킹스튜던트로 근무해 온 회사 내부 지원이었고, 추천을 받았고, 매니저는 희망을 주었고, 이 면접은 최종이었다. 지난 몇 달 동안 지친 마음이 동요하기에 이보다 이유가 더 필요하진 않았다. 설레었다. 그런데, 연락을 준다고 했던 날이 이미 지났다. "바빠서 그렇겠지" 라며 올라오는 불안을 애써 눌렀다. 하지만 지원서 ..

20240522 독일 석사 후 취업 4개월 차 근황

그동안 어떤 글을 써야할 지 많이 고민을 하다보니... 글쓰기가 계속해서 늦어졌다. 글쓰기가 늦어진 첫번째 이유는 쏟아지는 새로운 경험들과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 때문이었다.독일 석사를 마치고, 감사하게도 곧장 워킹스튜던트를 했던 독일 대기업 본사에서 정직원으로 근무를 할 기회를 얻었다. 작년말에 쓴 글에도 뚝뚝 묻어나는 것처럼, 취업준비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나에게는 그저 너무나도 감사한 기회이다. 물론 근무를 하다보면 자질구레한 불만이 탄산수 물을 받은 컵 속 작은 기포들처럼 통 통 튀어오를 때가 있다. 예를 들어서, 왜 이렇게 진행이 더딘걸까? 왜 이런 중요한 부분이 문서화가 안되어 있는거지? 등. 하지만 굳이 불만들에집중해서 투정을 늘어놓지 않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어떤 불만이 생기든 ..

왕십리홍 2024.05.23

[국내파 직장인 독일 석사 유학] 5. 유종의 미, 논문 - 독일 석사 논문 출력, 제출 및 최종 서류 받기

[이전 발행 글] 2024.01.27 - [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석사 유학] - [국내파 직장인 독일 석사 유학] 0. 유종의 미, 논문 - 논문 작성 계획 2024.01.30 - [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석사 유학] - [국내파 직장인 독일 석사 유학] 1. 유종의 미, 논문 - 논문 주제 선정 2024.01.31 - [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석사 유학] - [국내파 직장인 독일 석사 유학] 2. 유종의 미, 논문 - 논문 연구 계획 2024.02.01 - [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석사 유학] - [국내파 직장인 독일 석사 유학] 3. 유종의 미, 논문 - 논문 지도 교수님 선정 2024.02.02 - [30대, 퇴사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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