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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이민 5

토종 한국인이 본 독일 01. 독일에서는 친구 사귀기가 어렵다?

*개인적 경험에 바탕한 주관적 생각입니다. 일반화는 지양합니다.*독일에 오기 전부터 자주 들은 이야기가 있다. 독일인은 낯선 사람에게 살갑지 않고,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이 꽤나 맞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도, 주변은 둘러보면 내가 한 번이라도 어디선가 거치며 인사했던 수많은 독일인 중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친구가 된 독일인은 꽤 적은 편이다. 다만 그 친구들은 정기적으로 1달에 1번~최소 분기에 1번씩은 만나서 이야기하며 깊게 교류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단순히 독일인이 차갑고 무관심해서라고 오해되는 것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런 현상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 번째는, 보통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들끼리 친구 관계를 길게 ..

왕십리홍 2024.07.24

[독일 석사 후 취업] 03. 독일 취업 필요했던 것 - no이과/no독어

2023년 12월 정규직 계약서 사인 후, 2024년 2월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5개월이 되어가는 지금 작년 말 취업준비 시기를 생각해 보면, 아직도 여전히 마음이 저리다. 그 당시 했던 고민과 스트레스가 너무 컸던 것 같다. 과거의 일인데도 그때의 여전히 그 겨울은 써늘하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취업에 관한 글은 내가 느꼈던 감정을 담아서 수필식으로 적고 싶었다. 독일 다국적 기업 본사 PM이라는 현재 직업상 타이틀만 트로피처럼 과시할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러면 이불속에서 울며 버티던 그 겨울의 나 자신을 외면해 버리는 것 같다. 현재가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운 만큼 그에 이르기까지 거친 고난들도 인정하고 감사하고 싶다.그리고 작년 겨울이 나에겐 유독 힘들었던 것처럼, 지..

[독일 석사 후 취업] 02. 뜻밖의 취업

링링링... 수업도 근무도 없는 12월의 흐린 수요일, 휴대폰이 울렸다. "안녕, OO, 나 W인데, 혹시 J 하고 이미 얘기했어?"안부인사도 건너뛰고 급하고 직설적으로 연락해 온 사람은 10월에 면접을 보고 불합격했던 팀의 매니저 W였다. 그 팀은 내가 가장 일하고 싶었던 팀이고, 이미 두 번을 지원했지만 불합격했던 팀이었다. 직전 지원의 불합격 사유는 부족한 경력이었다. W는 즉시 투입되어서 근무할 수 있는 10년 이상 경력자를 원했고, 나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다만, 여전히 면접에서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던 모양이다. W는 근처 아는 팀의 팀장인 J가 곧 구인 예정이라며, 이미 J에게 나에 대한 얘기를 긍정적으로 해두었다고 했다. J는 내게 곧 연락하겠다고 피드백했다고 했다. 그런데 W의 팀에서..

[독일 석사 후 취업] 01.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남편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내키지 않아 했다. 그렇지만 선뜻 반대 의견을 내지도 못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노력했고, 좌절했는지를 가장 가까이서 봤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지금 독일 취업시장에서 난 그다지 매력적인 지원자가 아니야. 독일 회사 경험도 없고, 기술직도 아니고, 한국에서 했던 영업직은 여기선 독일어가 안되니 할 수도 없는 걸." 주변에서 본 문과 계열 비 EU 출신 외국인이 구직에 성공한 경우는, 독일어가 능숙하거나, 본국에서 독일 회사의 지사 정규직 근무 경험이 있거나, 회계/마케팅/SCM 등 본인만의 확실한 필살기가 갖춰진 스페셜리스트인 경우였다. 그 조건들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경우일수록 빠르게 취업을 했고, 하나라도 갖추고 있으면 아무튼 취업이 되더라. 나는 해당사항이 없..

20211229 독일 생활 6개월

2021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올해는 크고 작은 변화가 많았다. 큰 변화는 30년 넘게 살았던 한국을 떠나 해외에 온 것, 그것도 독일에 온 것, 6년 넘는 국내 직장인에서 독일 석사 유학생으로 신분이 바뀌게 된 것. 작은 변화는 회사 다닐 때 겪었던 변화, 예상치 못했던 연봉 상승과 진급 기회, 친구들이 대부분 기혼자가 된 것,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진학할 학교가 번복되고, 갑자기 포르투갈을 여행한 것, 방학 파트타임잡을 벌써 구한 것 등등. 독일에 오고 나서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첫 달은 이상하리만큼 길게 느껴졌는데, 직장다니고 정신없이 살다가 독일에 와서 갑자기 하던 일이 없어지니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꼈던 것 같다. 8월부터 학교 등록 준비를 하고, 9월의 절반은 여행으로 보..

왕십리홍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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