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내키지 않아 했다. 그렇지만 선뜻 반대 의견을 내지도 못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노력했고, 좌절했는지를 가장 가까이서 봤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지금 독일 취업시장에서 난 그다지 매력적인 지원자가 아니야. 독일 회사 경험도 없고, 기술직도 아니고, 한국에서 했던 영업직은 여기선 독일어가 안되니 할 수도 없는 걸." 주변에서 본 문과 계열 비 EU 출신 외국인이 구직에 성공한 경우는, 독일어가 능숙하거나, 본국에서 독일 회사의 지사 정규직 근무 경험이 있거나, 회계/마케팅/SCM 등 본인만의 확실한 필살기가 갖춰진 스페셜리스트인 경우였다. 그 조건들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경우일수록 빠르게 취업을 했고, 하나라도 갖추고 있으면 아무튼 취업이 되더라. 나는 해당사항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