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석사 유학

[국내파 직장인 독일 석사 유학] 0. 독일 대학교 석사 시험을 모두 통과, 논문 시작

홍니버스 2023. 3. 20.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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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논문을 시작했다. 2021년 겨울학기 석사를 시작하고 3학기 만에 들어야 하는 과목 모두 수강, 통과, 평점 1점대를 받고 있다! 논문 점수도 평점에 반영되기 때문에, 논문까지 끝내야 최종 학점을 받게 되기 때문에 현재 평점은 최종 학점은 아니다. 또한, 내가 만났던 독일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만큼 학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통과'만 하면 된다는 학습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서 평점 1점대를 받는 나는 '굳이 노력하는 동양인 학생'으로 보이는 것, 그 이상의 의미는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내 한계가 궁금한 사람이기 때문에, 학점을 잘 받는 것을 얼마나 더 유창하게 외국어를 할 수 있을지, 얼마나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와 같은 맥락의 일종의 도전으로 받아 들였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나름 즐기기도 했었다. 결과적으로 30대, 학사 졸업한지 약 6년 만에 하는 석사, 영어를 모국어로 배우긴커녕 제2외국어로 독학한 국내파인 내가 최선을 다해서 독일 대학교에서 영어로 된 학과 시험들을 통과해 본 경험은 적어도 내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성취가 되었다.

그리고 이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언젠가 참고가 되길 바라며 기록해보기로 한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 독일 대학교 시험

우선 글을 더 이어나가기 전에 한가지 특수한 전제조건을 걸고 시작해야겠다. 한국 대학교에서도 전공의 특수성 따라서 교과과정과 시험 종류가 다를 수밖에 없듯이, 내가 쓰는 독일 대학교 시험이라는 게 읽는 분이 경험하게 될 독일 대학교 시험들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독일 소재 공과응용과학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독일 공립 대학교는 크게 종합대학교 (우니) 및 응용과학대학교 (호흐슐레)로 나눌 수 있다. 잘 알려진 독일의 TU9은 공과대학교라는 특수 분류이지만, 응용과학대학교보다는 종합대학교 쪽에 여러모로 가깝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공과응용과학대학교는 일반 응용과학대학교와는 다르게 공과계열에 특화되어 있지만, TU9와 같은 공과대학교보다는 회사 협력 프로젝트와 같은 실무 위주 커리큘럼을 배우는 곳이다. 단적인 예로, TU9에서 일반 강의 (e. Vorlesung)을 듣는다면 2~300명 이상 학생이 동시 수강하고 교수님이 말씀하시면 학생들은 듣는 형식에 가까운데, 내가 공부하는 곳은 한 기수당 30명 정도로 성적을 기준으로 인원을 선별해서 가르치고 일반 강의라고 해도 중간중간 과제, 토론이 항상 포함되어 있다. 독일 응용과학대학교는 보통 영어로 '도시명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 라고 번역되는데, 내가 재학 중인 학교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영문으로 'Technical University of 도시명'으로 표기하고 있다. 또, 응용과학대학교에서는 보통 석사까지는 개설해도, 박사과정은 종합대학교에서 해야 하는 것 같은데, 이곳에서는 박사과정도 가능하다. 아마 일반 응용과학대학교와 공과종합대학교 그 사이 어디쯤 포지셔닝되어있는 것 같다. 

설명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앞으로 소개될 수업들은 종합대학교 보다는 응용과학대학교 교과과정이 훨씬 가까울 것이며, 내가 인지하지 못한 공과응용과학대학교 라는 특수성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 대학교 석사 시험 공통사항

첫번째로 다른 점은, 시험에 등록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학교 가을학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10월에 개강을 하고, 11월 초~중순에 시험 신청을 받았다. 시험기간은 타 독일 대학교는 2월 중순 정도에 진행이 되는데, 우리 학교는 1월 셋째 주에 시작해서 마지막 주인 현재 시험이 다 끝났다. 수업을 수강했더라도 시험을 신청하고 보지 않으면 수강 학점 (ECTS)가 인정되지 않는다. 때문에 시험 신청을 곡 챙겨서 해야 한다! 신청은 학교 온라인 포탈에서 진행하면 된다. 반대로, 수강을 안 한 수업도 시험을 과서 Pass 한다면 학점 이수가 인정된다고 한다.

두 번째로 다른 점은, 시험을 한 번만 본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학사를 했을 때 총학점을 여러 가지 결정요인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중간/기말고사 시험이 35%, 출석 10%, 팀플 20%, 이런 식으로 나뉘어 있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심플하게 학기말에 시험을 한 번 보고, 그걸로 점수를 받는다. 출석을 하는 것도 자유이고, 출석이나 참여도는 성적 평가 요인이 아니다. 

세 번째는, 같은 과목에서 세 번 낙제하면 (fail) 다시는 해당 과목으로 독일 내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네 번째로, 절대평가로 진행된다. 교수님이 정한 시험의 평가 기준이 있고, 그것만 만족하면 50% 이상이 모두 1.0을 받을 수도, 반대로 과락할 수도 있다. 시험이 어려워서 다들 못 봤다고 해도, 예외 없이 기준에 미달하면 낮은 성적을 받게 될 수 있다. 후자를 경험했었는데, 한 시험의 평균학점이 3점 중반이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성적은 1.0~4.0 점수제 및 5.0 (fail)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에선 A+~D, 그리고 F가 있다. 독일에서는 1.0이 가장 높은 학점이고, 수우미양가처럼 1,3/1,5/1,7... 등으로 점수의 절댓값이 커질수록 낮은 학점이다. 

 

 

*썸네일 이미지 출처: Daniel Born, Unsplash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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