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홍

20240110 독일 취업, 독일 석사 학위는 연봉을 올리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홍니버스 2024. 1. 1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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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독일에서 취업을 했다. 취업을 한 게 처음엔 얼마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는지 모른다. 현재 직무에서 퇴직 준비를 하고, 새로운 직무의 계약서 사인을 마치고 이제 서서히 실감이 나고 있다. 이 부분은 독일 취업에 대한 시리즈를 따로 쓸 계획에 있다.

취업을 하고나니 독일 석사 학위가 나의 경제적 상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졌다. 애초에 나의 독일 석사는 경제적인 이익을 목표로 한 석사 학위는 아니었다. 해외생활에 대한 동경, 개인적 관계, 커리어 발전에 대한 욕심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독일 석사를 하고 나서 취업이 언제 될지도 모르던 상황에선, 어느 정도 비용을 석사 비용으로 가늠해야 해야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석사에 들어간 대략적인 총 비용을 어림잡을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시나리오를 비교해 봤다. 일단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 모두 고려한 독일 석사 비용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나는 평균~약간 평균이상 사이의 지출을 해온 것 같다. 기본적인 생활비는 2학기부터 파트타임 잡을 하면서 최대한 한국에서 저축한 금액을 쓰지 않고 생활해 왔다. 주변의 유럽국가는 종종 짧게 여행했고, 한국에는 1년에 1~2번 정도 방문했다. 


시나리오 1. 한국에서 일하던 직무로 쭉 일하면서 연봉과 직급을 올렸을 때
시나리오 2. 현재 - 독일에서 지난 2.5년 동안 석사를 한 후 재취업을 한 현재


첫번째, 연봉 비교. 세후 실수령액 기준으로 연봉을 비교했을 때는 시나리오 2의 연봉이 시나리오 1의 기대연봉보다 높다.


시나리오 1 연봉=((2021년 마지막 연봉)*기존 연봉상승률) *기존 연봉상승률
시나리오 2 연봉=현재 연봉


시나리오 1의 기대연봉은 이전에 내가 6년 동안 일하면서 해마다 올랐던 연봉상승률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지금 워낙 유로 환율이 오르기도 해서 시나리오 2의 연봉이 30% 이상 높다. 다만 독일에서의 생활비가 한국에서 생활했을 때 비교해서 어림잡아서 20%정도 높다는 걸 감안하면 체감하는 연봉 상승은 10% 정도에 그칠 것 같다. 

두번째, 계좌 잔고 비교. 압도적으로 시나리오 1의 기대 계좌 잔고가 훨씬 높다.


시나리오 1= (기존 잔고+독일 석사 비용+지난 2.5년간 일하면서 추가로 벌었을 기대 수익 및 잔고)
시나리오 2= (기존 잔고-독일 석사 비용) 


둘의 차이는 200% 이상이다. 어느정도 차이는 나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큰 차이가 나다니, 해보고 나도 놀랐다. 2024년 동안 일을 해서 추가로 잔고를 올린 후 2025년 기대 잔고도 비교했는데, 그렇게 해도 200% 정도 차이가 났다. 

요약하면 독일 석사는 독일 현지에서 취업하여 연봉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절대적인 부의 창출에는 마이너스 영향을 크게 미쳤다.

만약 이전의 업무 경력이 없고, 독일에서 석사 후 신입으로 취업하는 경우라면 한국에서 신입 취업하는 시나리오와 비교했을 때 그 차이가 적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국에서 최소 3년이상 경력이 있는 경우였다면, 독일 석사 후 취업이 부의 창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독일 공립대에 진학해서 학비를 내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생활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추가로, 미래에 한국에서 돌아가게 되면 독일 석사와 경력으로 취업을 해서 또 비교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은 주제다. 

내가 가진 부의 가치가 반토막이 나고, 학위는 하나 더 생겼지만 경력은 단절되어 2~3년의 시간을 보낼 만큼, 독일 석사는 가치가 있을까??

내 대답은, 나에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처음으로 해외생활을 하면서 억울하고 어려운 일들도 있었지만, 동시에 시각도 굉장히 넓힐 수 있었고, 성취감도 크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새로운 자극과 성취감이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독일 생활이 순탄하진 않아도 나름 즐기면서 버틸 수 있었다. 애초에 이미 내가 선택해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 가치 없다고 하는 게 난센스이긴 하다만. (푸핫) 

하지만 독일 생활이 모두가 바라는 답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내 선택을 답으로 만들어가고 있을 뿐. 

아침 안개가 낀 독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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