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취업

[국내파 직장인 독일 취업] 2. 독일 유학 중 영어로/학생으로 일하기 - 인터뷰/면접 (2)

홍니버스 2022. 9. 1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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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2022.08.31 - [30대, 퇴사하고 독일/국내파 문과생 독일 취업] - [국내파 직장인 독일 취업] 2. 독일 유학 중 영어로/학생으로 일하기 - 인터뷰/면접 (1)

독일 워킹스튜던트/인턴 면접 Tips  

1.Small Talk & 직무 설명

독일에서 인터뷰를 보거나 미팅을 할 때는 항상 스몰톡으로 시작한다. 우리나라 면접에서 여기까지 뭐 타고 왔어요? 혹은 오는 길 얼마나 걸렸는지 등, 면접의 첫 질문부터 치열하게 생각하고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서 답변해야 하는 것과 달리 독일에서의 첫 질문은 서로 긴장을 풀기 위한 인사와도 같다. 인터뷰뿐만 아니라 독일 회사에서 미팅을 할 때도 늘 5분~10분 정도는 안부인사를 하고, 휴가나 날씨 등에 대해서 간단히 얘기한 뒤 미팅을 한다. 때문에 처음에 스몰톡 질문을 받았을 때 자연스럽게 대화를 몇 마디 나눠도 괜찮다. 나는 컴퓨터 책상 뒤에 큰 이젤이 있어서, 본의 아니게 대부분의 면접을 이젤에 대해 묻는 것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 새로 그리고 있는 게 있는지, 평소 그림을 좋아하는지 등. 

스몰톡이 끝난 후에는 보통 면접관이 먼저 자기소개와, 어떤 직무인지, 회사에서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지 등 5~10분 정도 소개를 한다. 이때 잘 들었다가, 인터뷰 마지막 질문시간에 질문거리를 생각해둘 수도 있다.

그 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된다.

2.인터뷰=대화, 암기식 답변 지양하기 (★)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한국에서 봤던 면접과 가장 눈에 띄게 다른 점이었다. 한국에서는 면접질문을 받았을 때 준비된/암기된/정형화된 답변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서, 흔히 받는 질문인 본인의 장점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은, 특히 신입이나 인턴직 등 열정을 보여야 하는 사회 초년생 직무에서, 대강 이런 식이다: 두괄식이되, 근거가 될 에피소드, 결과치, 그리고 어떻게 이 직무에서 기여할 수 있는지 까지 스토리텔링. 이렇게 하면 2분 이상은 거뜬히 혼자 답변할 수 있는 분량의 답변이 나온다.


"제 장점은 뫄뫄뫄 입니다. 이 장점을 활용해서 솨솨솨 라는 결과를 낸 적이 있습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 롸롸롸 활동을 했을 때, 과과과 라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and so on, and so on...) 이를 통해 99% 의 뫄뫄 성장률과 80% 뫄뫄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원한 직무에서는 똬똬 를 하기 때문에, 이런 뫄뫄 장점을 활용해서 블라블라 하게 기여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러나 이런 대답은 독일에서 하면 부자연스럽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 인터뷰를 봤던 초반, 나는 이런식으로 답변을 했었다. 대부분의 면접 경험이 국내 기업, 국내 소재한 외국계 기업, 아시아 내 외국계 기업 (싱가포르, 중국)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정형화되고 열정 가득한 답변을 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다. 그런데 뭔가, 독일에서 두어 번쯤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보고 탈락했을 때 이상하다고 느꼈다. 내가 열정 넘치게 답변 썰을 풀 때, 점점 밝아졌던 한국 면접관들 표정과 달리, 점점 눈의 초점을 잃어가는 독일인 면접관들의 표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중 정말 심하고, 무례하다고까지 느낀 한 면접관은 아예 내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책상이나 먼 산을 보고 있었다. 뭔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 같은데?라고 느꼈다. 그래서 그 다음번부터는 인터뷰 답변을 키워드 위주로 짧게, 한 번에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만 풀어서 던지기 시작했고, 면접관이 다시 질문할만한 여지를 남기면서 대화를 이루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에피소드는 결과 중심으로 간결하게, 프로세스는 생략하고 & 답변 길이를 1분 남짓한 것으로 유지해서 대화가 핑퐁핑퐁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제 장점은 뫄뫄뫄 입니다. 이전 회사에서 근무했을 때 이를 통해서 솨솨솨 나는 결과를 낸 적이 있습니다. 이 직무에서도 똬똬를 하기 때문에, 이런 장점을 발휘해서 업무를 빨리 익히고 추진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네요. 회사에서 어떻게 진행을 해서 결과를 냈나요?" 

"회사에선 롸롸라는 문제점이 있었고, 롸롸는 뫄뫄가 원인이기에... 등등... 했습니다." 

"오 그랬군요, 그렇다면... ...."


이렇게 답변 방향을 바꾼 후 인터뷰 모두 훨씬 원활하고, 매끄럽게 진행이 되었다. 여담으로, 합격한 뒤 팀원과 대화를 했었는데 나 이전에 대만에서 온 지원자와 같은 직무를 면접을 봤었다고 한다. 그녀는 나와 전공도 같고, 둘 다 아시안(영어 or 독일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등 백그라운드가 겹쳤는데, 면접 때 위에 쓴 것처럼 암기식 답변을 계속해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어, 불합격 통보를 했다고 한다.

모든 건 사바사, 케바케이지만, 적어도 나의 지난 경험에서는 한국식 암기형 답변을 지양하자 라는 결론을 내렸다. 

3. 질문으로 관심 표현하기

면접 시작이 스몰톡 이었다면, 면접의 끝은 항상 "질문 있나요?"이다. 한국에서는 이럴 때 질문이 있으면 플러스이고, 없어도 이전 답변을 잘했다면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 것 같다. 대부분의 지원자는 예의 차리는 겸, 면접관의 시간은 너무 뺏지 않으려 비교적 간단한 질문은 몇 가지 하기도 한다. 독일에서는 이때 질문하는 것=이 회사에 대한 관심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 앞서서

독일 면접에서는 지원동기에서 너무 길게 답변하는 대신, 차라리 이 Q&A 시간에 퀄리티 있는 질문들을 2~3개 던지는 것이 나은 것 같다. 아니면 정말로 본인 관심사에 우러나오는 질문을 해도 괜찮다. 면접관들은 그런 질문에 답변할 시간까지 감안하여 면접 시간을 잡기 때문에, 인터뷰 시간이 오바되거나 그들을 피곤하게 하는게 아닐까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막말로, 다시 볼 지 안 볼지도 모르는데, 업계 현직자랑 대화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실제 업무에 대해 궁금한 점은 사소한 것이라도 물어봐서 잃을게 있을까? 나의 경우엔 보통 회사에 대해서 사전 조사할 때 불분명했던 부분들을 적어두었다가 그에 대해서 묻는 편이었다. 아니면, 지원공고에서 올라온 내용 중에 명확하게 이해 되지 않았던 내용을 묻기도 했다. 예를 들어서, 한 직무는 디지털 마케팅이었는데, 웹페이지를 발행한다고 되어있었다. 그런데 이 웹페이지를 발행하고 나면 어떻게 퍼포먼스를 평가하는지? 어떤 KPI 가있고, 어떤 툴로 성과 측정을 하는지? 업무를 할 때 예상되는 어려움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기도 했었다. 심지어는 2곳은 full-time intern 으로 공고가 올라온 직무였는데, 이 때 혹시 워킹스튜던트로 part-time 근무를 할 수 있는지? 둘 다 가능하지만 워킹스튜던트를 더 선호한다고 솔직하게 얘기해서, 워킹스튜던트로 바꿔서 합격까지 했던 적도 있다. 밑져야 본전, 모르는 건 물어보고, 아는 건 심화 질문을 던져서 관심을 어필하도록 하자. 

4.Thank you letter, 인터뷰 끝난 후 인사하기 

이 부분은 선택사항이다. 사실 full-time 직무일 때는 더 프로페셔널 해보일 겸 하는 게 좋지만, 워킹스튜던트/인턴 직무 면접에서는 굳이 안 해도 괜찮은 것 같다. 나는 면접이 길어서 오랜 시간 대화했던 사람 (1시간 이상) 한테만, 감사 이메일을 보냈다. 30분 정도였던 경우에는 굳이 보내지 않았고, 합불합에 큰 영향은 없었다고 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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