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쯤 언니와 엄마를 마중 나가고는 했다. 엄마는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하고 계셨기 때문에, 매일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할 수 있었다. 종일 엄마를 기다리던 언니와 나는 밤 10시쯤 되면 습관적으로 지하철역으로 엄마를 찾아 마중 나가고는 했다. 그러면 엄마는 혼자 오는 것보다 안전하게 오실 수 있고, 우리는 10분이라도 먼저 엄마를 만나는 게 좋았다. 밤에 언니와 둘이 재잘재잘 얘기하면서 지하철역으로 가서 역 앞에서 하염없이 엄마를 기다리곤 했다. 가끔씩 엄마가 잔업을 하셔서 늦는 날에는, 언니와 나는 지하철 역 계단에 앉아 출구만 바라보며 엄마를 기다리곤 했다. 엄마를 놓치는 일은 없었다. 아무리 멀리 계셔도, 사람들 틈에 있어도 우리는 꼭 엄마를 찾아냈다. 엄마 얼굴이 보이면 곧장 엄마! 하..